“양치 때 나는 거품은…” 얘기 듣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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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치대 교수 창업 1호 최종훈 닥터초이스 대표

시중 치약, 합성계면활성제·인공감미료 투성이

“천연유래 물질 쓴 순한 치약 만들어달라” 요청

기업들 “돈 안된다” 냉대에 직접 개발 나서

치과·항암환자 등 호평…구강관리 전문기업 키울 터 

양치 직후 귤을 먹으면 시다 못해 쓰다. 치약에 들어있는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같은 합성 계면활성제 때문이라고 한다. 치약 거품을 풍성하게 해주는 이 합성 화학물질이 일시적으로 미뢰세포를 마비시켜 달콤한 과일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치약은 대체로 달달하고 다양한 향이 난다. 치약에 들어간 사카린 성분 때문에 달고, 각종 인공감미료·합성착향료 때문에 좋은 향이 느껴지는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치약은 합성 계면활성제와 각종 인공 감미료, 색소가 첨가된다.  /인터넷 화면캡쳐

최종훈(57) 연세대 치대 구강내과학 교수로부터 치약 얘기를 듣다가 충격에 빠졌다. 최 교수는 의사를 양성하고 환자를 돌보는 일 못지 않게 화학물질 범벅인 치약과 싸우는 일에도 힘을 쏟는 분이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동안 합성 화학물질과 인공 감미료를 피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하루 세번 규칙적으로 그것도 입속에 넣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연세대 치대 교수창업 1호 ‘교수사장님’이기도 한 최 교수는 2016년 ‘닥터초이스코리아’를 설립하고 직접 ‘좋은 치약’을 만들고 있다. 

-치약에 대체 왜 합성 화학물질을 넣는 것인가.

“결국 돈의 문제다. 합성 계면활성제, 인공 감미료가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계면활성제는 거품을 풍부하게 해줘 입안을 세척해준다. 그런데 맛이 쓰다. 쓴맛을 숨기기 위해 맛과 향을 인공으로 넣어주는 것이다. 물론 최근 해외에선 저렴한 인공 합성물질 대신 천연유래 원료를 사용하는 치약도 등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선 고전적인 치약 일색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대체로 거품이 풍성하고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싸한 치약을 선호한다. 제조사 입장에선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할 이유가 없겠다.”

-어떤 계기로 치약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2007년쯤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 한 분이 ‘입안이 너무 쓰라려서 이를 닦을 수 없다’고 나를 찾아오셨다. 항암 치료를 받으며 몸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환자에게 시판 치약은 너무 자극적이었던 것이다. 어느 정도일지 감이 안오실거다. 까진 피부 표면에 물파스를 바르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입 안에서부터 반응이 온다. 입안이 헐거나 입안마름 증상이 나타난다. 합성 계면활성제가 그 정도다. 어린이치약을 써봤는데, 이 또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 치약을 만들었나.

“처음부터 치약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대형 유통업체를 찾아가 순한 치약으로 알려진 미국 브랜드를 알려주며 ‘수입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유통업체는 관심이 없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시판 치약에 만족하고 있는데, 자그마한 시장을 보고 덜컥 수입을 하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번엔 제약사를 찾아가 순한 치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역시 같은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래서 내가 만들었다.”

-치대 교수가 만든 치약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합성 계면활성제 대신 코코넛에서 추출한 천연유래 계면활성제를 썼다. 단맛은 사카린 대신 자일리톨로 냈다. 자일리톨은 달면서도 충치예방에 효과적이다. 시원한 맛은 박하유·피톤치드 등으로 냈다. 해로운 물질은 최대한 줄이고 대신 항산화 비타민인 코엔자임 큐텐(Q10) 등 몸에 이로운 성분을 넣었다. 회사 이름을 닥터초이스(Dr. Choi’s)고 브랜드명은 ‘좋은치약’이다. 내 이름(Choi)을 걸고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진짜 좋은 치약을 내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신 일반 치약에 비해 거품이 덜나고 청량감은 덜하다.”

최종훈 교수(첫번째 사진)가 제자들과 치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닥터초이스 제공

-환자나 어린이 외에 건강한 성인에게도 이런 치약이 필요할까.

“연약한 입안을 보호하는 성분이 강화된 환자용 제품 ‘케어플러스’(병원판매), 양치할 때 치약을 뱉지 못하는 영유아를 위한 무불소 제품 등이 있다. 그러나 합성 화학물질과 인공 감미료가 좋은 사람은 없다. 세대 구분 없이 누구나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좋은치약’을 내놓고 있다. 미각을 유지해야 하는 쉐프나 소믈리에 분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비싼 원료를 사용하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겠다.

“심지어 치과의사 중에서도 ‘다 좋은데, 좀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게 지난 50년간 치약이 누려온 지위다. 마트에 가보면 치약의 지위를 알 수 있다. 주방용품과 세제 코너 옆이 치약의 자리다.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에는 큰 돈을 아끼지 않는데, 입에 넣는 치약엔 지갑 열기를 주저한다. 한 달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두 잔 덜 마시면 된다.”

-닥터초이스 대표로서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닥터초이스의 구강용품 브랜드 TID의 제품군. /닥터초이스 제공

“닥터초이스의 모토는 프롬 마우스 투 라이프(From mouth to life)다. 입 안은 건강한 삶의 시작이다. 국민의 구강 건강을 책임지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 치약을 넘어 다양한 구강 관리용품을 생산하는 전문회사로 키우겠다는 의미다. 신규 구강용품 브랜드 ‘TID’(Three times a day·하루 세 번)를 통해 다양한 구강 관리용품을 선보일 것이다.”

글 CCBB 가마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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