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필기시험도 생략, 사람 없어 난리인 공무원 직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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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장 쓰고 등대 관리하고…국내 이색 공무원
자격증 필수, 업무 힘들어 미달인 직렬도 있어

1962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단 3명만 거쳐 간 공무원이 있다. 바로 필경사(筆耕士)다. 인사혁신처 심사임용과 소속 5급 공무원으로 국무총리부터 5급 공무원까지 대통령 명의 국가직 공무원 임명장을 쓰는 일을 한다.

김이중 필경사 / jobsN

필경사는 인사혁신처 소속으로 전임자가 은퇴하면 특별채용으로 새 필경사를 모집한다. 1대 필경사는 1962년부터 1995년까지 일했고 2대 필경사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근무했다. 현재 김이중 사무관이 3대 필경사로 일하고 있다. 김 사무관이 상훈과 필경 직무 개방형 공모에 지원했을 당시 경쟁률은 9대1이었다. “주어진 시간에 임명장을 작성하는 실기 시험과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고 한다. 6급으로 시작해 현재 5급 사무관이다.

전에는 장·차관급 임명장만 손으로 썼지만 2009년부터 사기 진작을 위해 5급 공무원 임명장부터 손으로 쓴다. 그때부터 일이 많아져 김동훈 주무관과 함께 임명장을 쓰고 있다. 두 사람이 1년에 쓰는 임명장만 7000~8000장이라고 한다. 일평균 15장 쓰는 셈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나랏일을 수행하는 공무원을 알아봤다.

과거 ‘체험 삶의 현장’ 프로그램에서 급식실 체험을 하고 있는 가수 싸이. / KBS HUMAN: 뭉클티비 유튜브 캡처

◇급식실에서 조리하는 선생님도 공무원

학교 급식실, 교정시설에 있는 조리사도 공무원이다. 9급 조리직 공무원으로 소속 기관 조리업무를 담당한다. 영양사가 식단을 짜주면 그걸 바탕으로 요리를 한다. 급식 시설 관리, 영양사 업무 보조, 서류 관리 등도 영영사의 업무다.

공개 경쟁 채용과 경력 경쟁 채용 시험은 각 지방 교육청에서 실시한다. 2020년에는 경상북도·경상남도·전라남도 교육청에서 신규 공채 시험을 진행했고 충청북도와 전라남도, 경상북도 교육청에서 경력직을 채용했다. 공채와 경채를 합한 평균 경쟁률은 18.7대1이었다. 공채와 경채 모두 1차와 2차 시험을 본다. 공채의 경우 1차 시험 과목은 국어와 한국사, 2차는 위생관계법규다. 경채는 1차 사회, 2차는 공채와 같은 위생관계법규 두 과목만 치른다.

선발 규모가 크면서 시험 과목 수가 적어 해당 분야 경력자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조리사 자격증 소지자만 지원할 수 있다. 조리 기능사, 조리산업 기사, 조리 기능장 중 하나만 있으면 지원 가능하다. 경력직 지원자는 자격증을 소지하고 식품위생법상 집단급식소에서 시험 공고일 전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근무경력은 교육청마다 다르니 공고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일한 경력도 인정받을 수 있다. 연봉은 9급 공무원 호봉으로 받는다. 

조리직 공무원 지원을 위해 꼭 필요한 조리기능사 필기시험이 올해부터 달라졌다. ‘상호면제 제도’를 폐지했다. 이에 조리기능사 자격증 수험서를 출간하는 종합교육기업 에듀윌 관계자는 조리기능사 자격 시험 응시생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듀윌 관계자는 “조리기능사 시험은 한식·일식·양식·중식·복어 5가지가 있다. 이중 하나의 시험만 합격을 하면 나머지 자격증 취득 시험에서 필기가 면제되는 ‘상호면제 제도’를 1월부터 폐지했다. 전에는 한식 자격증 시험 합격 후 일식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필기 시험 없이 실기 시험에만 응시하면 됐다. 즉 자격증 종류는 5개지만 필기시험은 하나만 보면 됐던 셈이다. 이제는 한식 자격증 시험과 일식 자격증 시험을 필기 시험부터 따로 준비해야 한다. 기존에 상호면제 제도를 폐지한 시험에서 응시생이 증가했던 선례를 보아 조리기능사 시험 역시 응시생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방역하는 모습 / 조선DB

◇”하늘의 별 따기? 업무 힘들어 미달 나는 직렬입니다”

방진복을 입고 AI, 구제역 등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에 힘쓰는 사람도 공무원이다. 이들은 7급 수의직 공무원으로 질병 방역 업무, 동물 질병 연구 등을 담당한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식품의약안전처 등에서 일하는 국가직 수의직과 광역시청, 도청, 지방 시·군에 속하는 지방직 수의직으로 나뉜다. 국가직은 다른 전염병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검역이나 국가 검역 방역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또 수의사법개정 등 수의학적 정책에도 관여한다. 지방직은 대부분 축산농가 예찰, 채혈 등을 통한 검사 진행, 방역을 맡거나 도축장 검사관으로 일한다.

수의직은 수의사 면허증이 있어야 응시할 수 있다. 전형은 ‘서류 심사-필기시험-면접’순이다. 필기시험은 ‘수의미생물학’과 ‘수의보건학’ 두 개의 필수 과목과 수의전염병학, 수의병리학, 수의약리학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총 3과목을 시험을 본다. 일부 지역에서는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으니 채용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하늘의 별 따기’라고 불리는 공무원 시험이지만 수의직 공무원은 예외다. 2019년 지방직 수의직 공무원 경쟁률을 보면 서울이 5.8대1로 가장 높았고 부산이 1.4대1로 가장 낮았다. 수십, 수백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다른 직렬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2019년 11월 경상북도에서는 수의직 공무원 20명을 모집했지만 응시 인원은 10명에 불과했다. 인원 미달이 나는 이유는 업무가 힘들기 때문이다. 업무 강도도 세고 처우도 좋지 않아 수의직을 기피하는 것이다. 경상북도뿐 아니라 전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오동도 등대 / 조선DB

◇바닷길 밝히는 공무원 ‘등대 관리 서기보’

항만에서 바닷길을 밝히는 등대지기도 공무원이다. 정식 직급명은 ‘등대 관리 서기보’다. 항로 표지시설 관리 및 유지보수, 무인표지 점검이 주 업무인 9급 공무원이다. 각 지방해양수산청에서 인력이 필요할 경우 모집한다. 전형 절차는 1차 서류 전형, 2차 면접시험순이다.

아무나 지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관련 자격증 소지자만 응시할 수 있다. 기능장(전기·전자기기·건설기계정비·통신설비), 기사(전기·전자·건설기계정비·항로표지·무선설비·정보통신), 산업기사(전기·전자·건설기계정비·항로표지·기계정비·무선설비·정보통신), 기능사(전기·전자기기·건설기계정비·항로표지·기계정비·무선설비·통신기기) 자격증 중 하나를 취득해야 한다. 단 기능사 자격증 소지자는 2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연구 및 근무한 경력이 필요하다. 관련 분야는 항로표지 정비용품 제작 및 정비, 발동 발전기 설치 등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항로표지과 김기수 등대관리주사는 인사혁신처 직무소개를 통해 “등대 관리 업무는 대학에서 해당 전공이 없어 사전에 공부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유사한 전공 및 경력으로 전기, 전자, 건축 전공자가 더 유리하고 항로표지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로 도서 지역에서 근무하고 매일 같은 업무를 반복하기 때문에 인내심과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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