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하다 하다…” 최근 온라인 후끈 달군 사진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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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 실험 성공에 너도나도 이색 협업 나서
가성비·가심비 가고 재미 따지는 ‘가잼비’ 온다

“꽃게랑 의류가 꼬뜨게랑(Côtes Guerang)이라니···합성이죠?”

꼬뜨게랑 가운을 입은 지코./빙그레 제공

최근 사진 한 장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가수 지코(ZICO)가 ‘꼬뜨게랑’이라는 문구와 과자 ‘꽃게랑’ 무늬가 들어간 가운을 입고 찍은 화보였다. 사진에는 빙그레가 자사 대표 과자인 꽃게랑을 형상화한 의류를 선보인다는 설명이 붙었다. 누리꾼들은 “아무리 봐도 합성이다”, “이젠 하다 하다 꽃게랑 옷까지 나오는 것이냐” 등 흥미롭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 빙그레는 7월7일부터 일주일간 G마켓에서 티셔츠·로브(가운) 등 꼬뜨게랑 의류를 한정 판매했다.

꼬뜨게랑이 나오기 전에는 곰표가 이색 콜라보(collaboration·협업)로 눈길을 끌었다. 곰표는 곡물 제분업체 대한제분이 만든 밀가루 브랜드다. 1952년 문을 연 대한제분은 연 매출 9400억원에 달하는 중견 기업이다. 주부나 요리하는 직장인에게는 익숙하지만,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MZ세대는 곰표를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대한제분은 10·20대에게 브랜드를 알리고자 다양한 기업과 손을 잡았다. 주력 상품이 아닌 이색 아이템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곰표는 2018년 말 CGV에서 20kg 밀가루 포대에 팝콘을 담아 파는 이벤트를 열어 인증샷 남기기 유행을 일으켰다. 2019년에는 패션 브랜드 4XR과 협업해 상표가 큼지막하게 적힌 곰표 패딩을 선보였다. 또 애경 2080과 함께 ‘곰표 치약’, 화장품 브랜드 스와니코코와 ‘곰표 밀가루쿠션’ 등도 내놨다. 처음에는 눈요깃거리로만 여기던 사람들도 SNS에서 인증샷을 보고 따라 사기 시작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던 고객의 소비 성향이 달라진 것이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곰표 제품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 재미있다는 글이 대부분이다./네이버 캡처

2020년 5월 곰표는 CU, 맥주 제조기업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다.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첫 생산분 10만개가 모두 팔렸다. 일주일 동안 팔린 양은 30만개에 달한다. 기업의 이색 콜라보가 단순한 ‘보여주기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가성비→가심비→가잼비···재미가 팔린다

소비자가 이색 콜라보 제품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 때문이다. 이제는 가성비나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아니라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 시대라는 말이 나온다. 대중은 이색 제품을 사서 SNS에 인증하는 것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 여긴다.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10대나 20대 사이에선 이색 콜라보 제품이 ‘인싸템’(인사이더와 아이템을 더한 말)으로 꼽히기도 한다. MZ세대의 성향을 파악한 기업도 ‘이 제품 하나만 있으면 친구 없는 아싸도 한방에 인싸가 될 수 있다’는 문구를 써 홍보한다. 6월 30일 4XR 운영사 티그린과 천마표시멘트가 손잡고 내놓은 가방도 그중 하나다.

천마표시멘트는 시멘트·레미콘 사업을 하는 성신양회 브랜드다. 이들은 시멘트 포대와 비슷한 질감을 구현한 백팩을 만들었다. 채석장을 배경으로 안전모를 쓰고 광고사진을 찍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누리꾼들은 “가방 지퍼를 열면 시멘트 가루가 쏟아질 것 같다”며 재미있어한다. 천마표 ‘내 삶의 무게 백팩’ 재고는 출시 며칠 만에 동났다.

천마표시멘트 로고가 들어간 백팩./4XR TV 유튜브 캡처

곰표의 성공을 목격한 기업들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색 콜라보에 나서고 있다. 6월 22일에는 대웅제약이 의류 브랜드 지이크와 손잡고 ‘머리부터 간 끝까지 멋진 협업 컬렉션’을 출시했다. 2019년 국내 매출 882억원을 기록한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 로고를 활용해 슬리퍼, 티셔츠 등을 선보였다. LF 산하 질스튜어트스포츠는 올해 100주년을 맞은 젤리 제조업체 하리보와 협업해 기능성 양말 등 의류를 같은 달 출시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색 콜라보는 레트로 유행과 모디슈머( modisumer·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체험적 소비자)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성품으로 새로운 실험을 하고 SNS에 올리는 놀이 문화가 생겼는데, 이제는 먼저 업계에서 이색 상품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2017년 발표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가수 비의 ‘깡’이 최근 인기를 끈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교수는 “요즘은 우스꽝스러운 춤이나 촌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도 비틀어서 신선해 보이면 환호하는 시대”라고 했다. 이어 “한정판이라는 희소성까지 갖춘 이색 콜라보 제품의 인기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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