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국(Gook)’이라 부른다, 무슨 뜻인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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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뜻이야” 한국인·동아시아인 비하 멸칭

코로나 이후 인종차별에 고통받는 교민·유학생 늘어

7월 초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도심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현지 10대 청소년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한국인 유학생에게 눈을 양쪽으로 찢는 행동을 보였고, 유학생이 사과를 요구하자 폭행을 가했다. 범죄자들의 제스쳐는 상대적으로 눈이 작은 동아시아인을 조롱하는 혐오의 표현이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유래해 세계로 퍼져나간 이후 해외에선 전체 동양인들이 인종차별에 노출되는 일이 크게 늘었다. 대체 어떤 표현들이 한국인이나 동아시아인을 조롱하는 표현인지 정리해봤다.

◇칭키 아이(Chinky eyes)

스포츠 경기 중 동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제스쳐를 취하는 선수들. /인터넷 화면 캡쳐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대표적인 동양인 멸칭이다. 칭키(Chinky)는 ‘금이 간, 틈새가 많은’이란 뜻의 영어 단어다. 칭키 아이란 가느다란 눈, 즉 동양인의 눈을 뜻한다. 서구권에서 주로 중국인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쓰지만, 그들 눈엔 한국인·일본인 등 동북아시아인 모두 중국인이다. 칭키 아이라고 하면서 양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슬랜티(Slanty) 아이’, ‘쉬림프(Shirim) 아이’도 같은 의미의 멸칭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동아시아 팀이나 선수와 맞붙은 상대 선수들이 이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독 남미·동구권 선수들이 심하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나서면 눈을 찢는 제스쳐를 취하는 유럽 관중이 종종 목격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도 2011년 이와 유사한 제스쳐를 취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칭챙총(Ching Chang Chong)

2013년 아시아나 여객기 불시착 사건 당시 KTVU 뉴스 화면(왼쪽 사진). 오른쪽은 아시아인 차별을 비판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존 조. /조선DB

서구권 사람들의 귀에 중국어가 ‘칭챙총’ 처럼 거친소리로 들린다는 의미다. 중국인 비하 표현이지만, 역시 그들 눈엔 동아시아인 모두가 중국인이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 미국인의 발음을 조롱할 때도 쓴다. 꼭 ‘칭챙총’이 아니더라도 중국어 특유의 발음을 가지고 조롱을 하는 일도 많다. 지난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불시착 했을 때 미국 방송국 KTVU에선 조종사 이름을 섬팅왕(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퍽(Ho Lee Fuk), 뱅딩오(Bang Ding Ow)라고 보도했다. 물론 가짜뉴스다. 섬띵워롱(Something Wrong·뭔가 잘못됐다), 위투로(We Too Low·너무 낮다), 홀리퍽(Holy Fuck·젠장), 뱅딩오(Bang Ding Ow·쾅)를 중국식 발음으로 읽은 것이다. 사망자까지 발생한 끔찍한 사고 상황을 가지고 인종적 조롱을 가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최근에도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지난 3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존 조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바이러스를 놓고 ‘칭총챙’ 하는 동안 미국인들은 죽어가고 있다, 멍청이들아”라고 인종 차별에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국(Gook)

한국계 미국인들의 차별받는 삶을 다룬 영화 ‘국'(2017). /인터넷 화면 캡쳐

영어사전에는 ‘오물·떼·찌꺼기’ 등으로 나오는데, 19세기 미국에선 ‘쓰레기 같은 놈’, ‘창녀’ 정도의 뜻으로 쓰였다고 한다. 이 단어가 동양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된 것은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필리핀을 차지하게 된다. 필리핀에 진주한 미군 눈에 필리핀인들이 그렇게 보였나보다. 6·25 때는 북한군을 뜻하는 표현으로 쓰였고, 베트남전에선 베트콩을 지칭하는 표현이 됐다. 베트남전 포로였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은 2008년 베트남전 당시 자신을 감금했던 베트남인을 가리켜 ‘국’이라고 칭했다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은 아시아인들에 두루 쓰이는 멸칭이지만, 최근엔 한국인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중국인이나 일본인은 별도로 부르는 멸칭이 있는데, 한국인만을 부르는 멸칭이 없다보니 ‘국’을 한국인에 쓴다는 설이다. 미국에 사는 한국 교민들이 “미국”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미국인들이 이를 ‘Me Gook(나는 국이다)’으로 이해해서라는 설도 있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바나나(Banana), 치가(Chigga)

‘바나나’는 서양인을 추종하거나 따라하려는 아시아인을 뜻하는 멸칭이다. 바나나 겉은 노란색이지만, 껍질을 까면 하얀 속살이 나온다. 주로 백인 사회에 편입되려고 애쓰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조롱할 때 쓴다고 한다. 같은 뜻으로 트윙키(twinky)란 표현도 많이 쓴다. 트윙키는 속에 하얀 크림이 들어간 바나나맛 케익이다.

‘치가’는 힙합을 좋아하는 아시아인이나 흑인·흑인문화를 동경하는 아시아인들을 부르는 멸칭이다.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는 많은 단어들 혹은 중국을 뜻하는 Ch-라는 접두사와 흑인을 비하하는 니가(Nigga)가 합쳐진 단어이다.

◇코로나

그렇다. 요즘 해외에 나가있는 유학생, 교민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인종차별 표현은 바로 코로나다.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 무의미한 폭력이 근절되기를 기원할 따름이다.

글 CCBB 가마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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