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가겠느냐?”…놀라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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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유치전 벌이는 털사와 오클린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및 소득 증대로 이어져
한국 리쇼어링 정책은 “글쎄”

미국의 한 도시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닮은 동상이 등장했다. 오클라호마주에 위치한 인구 40만명의 도시 털사 이야기다. 털사시(市)는 이 지역을 상징하는 약 22m 크기의 석유 노동자 동상을 일론 머스크 모습으로 바꿨다. 과거 석유 도시로 불렸던 털사는 1966년 석유 노동자를 형상화해 동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기차 업체 테슬라 신규 공장 유치에 뛰어들면서 도시의 상징물을 바꾼 것이다. 동상 가슴에 테슬라 로고를 새기고, 얼굴도 머스크와 비슷하게 꾸몄다.

석유 노동자 동상을 테슬라 동상으로 바꾼 털사시./트위터 캡처

테슬라 신규 차량 조립 공장 부지 최종 후보에 오른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하다. 또 다른 후보인 텍사스주 오스틴은 세금 할인을 내세운다. 오스틴이 속한 트래비스 카운티는 19일 안에 테슬라에 10년간 적어도 1470만달러(약 177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환급해주기로 했다. 앞서 트래비스 카운티에 있는 델 발레 교육지구 지역도 같은 기간 5000만달러(약 602억원) 세금 혜택을 승인했다. 테슬라가 텍사스에 공장을 지으면 총 6500만달러(약 781억원)의 세금 환급을 받는 것이다. 이처럼 도시가 나서서 기업에 ‘구애 작전’을 펼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경쟁률 200대 1 넘었던 아마존 제2 본사 ‘모시기’

3년 전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모시기 경쟁이 치열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는 북미 지역에 시애틀 본사와 비슷한 수준의 제 2사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베이조스는 유치를 원하는 도시들에 제안서를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조건도 있었다.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여야 하고, 국제공항에서 45분 이내 위치하는 등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부지도 75만㎡(약 22만6800평) 정도로 넓어야 한다고 했다.

아마존의 발표 직후 238개 도시가 유치 경쟁을 벌였다. 미국 50개 주 중에서 제안서를 내지 않은 주를 손에 꼽을 정도였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와 멕시코 도시도 유치전에 참여했다. 이들이 제시한 혜택도 파격이었다. 크리스 크리스티 당시 뉴저지 주지사는 아마존에 70억달러(약 8조4280억원)의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스톤크레스트는 아마존 제2 본사를 유치하면 시 이름을 아마존으로 변경하겠다고 약속할 정도였다. 애리조나주 피닉도 도시명을 ‘피닉스 아마조나’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아마존 제2 본사를 유치하면 도시 이름을 바꾸겠다고 한 피닉스 시장./MBC 방송화면 캡처

◇현대차 1달러에 미국 내 공장 부지 계약하기도

각 도시가 앞다퉈 혜택 보따리를 내놓으면서까지 기업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자리 창출과 이로 인한 소득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번 신규 공장에 총 11억달러(약 1조3244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 ‘모델 Y’와 미래형 사이버 트럭을 생산한다. 지역 내에 새로 생기는 일자리만 최대 2만개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도 환영하고 있다. 털사의 한 피자 가게는 테슬라 전 직원에게 무료로 피자를 주겠다고 약속했고, 테슬라를 주제로 한 아이스크림도 등장했다.

한국 기업도 해외의 기업 유치 전쟁 혜택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앨리배마주는 현대차에 공장 부지 717만㎡(약 210만평)를 단돈 1달러(약 1204원)에 넘겼다. 앨리배마주는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에게 토지소유권 이전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주 헌법을 개정하기까지 했다. 당시 주지사와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 현대차 본사까지 찾아와 공장 유치를 제안했다. 또 현대차 공장 번지수를 울산공장 번지수와 같은 700번지로 배정했고, 주변 도로에 ‘현대길’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미국 앨리배마주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캡처

중국도 미국만큼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중국 시안성이 ‘사업장 앞 도로가 조금 좁다’는 삼성 임원의 말 한마디에 한 달 만에 공장 앞에 새 도로를 깔아준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중국 장쑤성 당서기는 6월 삼성전자와 LG화학을 비롯해 한국 대기업의 중국 법인장 10명을 초청해 투자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장쑤성에는 삼성과 LG, SK와 현대기아차 등 국내 4대 그룹 공장이 모두 있다. 이들이 공장을 다시 한국으로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자 설명회를 목적으로 관계를 다지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한국은 유턴 기업 유치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

한국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와 중소협력업체가 입주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정부가 향후 10년간 120조원 규모를 투자하는 민관 합작 프로젝트다. 고용 창출 효과만 1만명 이상에 이르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수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경기 용인·이천,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 경북 구미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경북도는 공장 부지 10년간 무상임대, 특별지원금 지원, 직원 이전비와 정착지원금 지급 등 파격적인 혜택을 담은 ‘경북형 일자리 모델’을 마련해 하이닉스 측에 제시할 정도였다. 

SK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에 참여한 지자체들./MBC 방송화면 캡처

최근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유턴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리쇼어링(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것)’ 정책을 펼치면서 지자체도 앞다퉈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충청남도가 가장 적극적이다. 충남도는 지난달 해외 진출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면 최대 552억원까지 보조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단 552억원을 받으려면 충남에 1500억원을 투자하고 500명을 신규 고용해야 한다. 이외에 최소 20억원 투자 또는 20명 이상 신규 고용 유턴 기업에도 보조금을 준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은 신규 고용 기준을 충족하면 건물과 기계장비 등 설비금의 7%까지 지원한다. 유턴 기업에 대한 전체 지원금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고 했다.

부산시는 국·공유 재산을 최장 50년까지 장기 임대하고 국가산업단지 휴·폐업 공장을 리모델링한 임대공장 우선 입주 혜택을 준다. 산업은행 등을 통해 초기 시설 투자비 80%까지 대출도 중개한다. 대구시는 해외 설비를 국내 이전하는 비용을 5억원까지 지원하고, 대구국가산단 우선 입주 기회를 준다. 중소기업이 해외서 유턴하면 임대 용지를 10년 동안 무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전남도는 유턴 기업에 주는 인센티브를 500억원까지 늘리고, 부지 무상 임대 등에 나섰다. 강원도는 춘천·원주 등 산업단지를 ‘강원형 유턴 기업 전용 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한국으로 돌아온 유턴 기업은 중소기업 4곳, 중견기업 3곳에 불과하다./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정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월3일 국내 제조업체 308개사를 대상으로 한 ‘포스트 코로나 기업 대응 현황과 정책과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해외공장이 있는 기업 중 94.4%가 국내 복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실제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을 시행한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71곳에 그쳤다. 중소기업(62곳)·중견기업(8곳)이 대부분이었다. 대기업 중에서는 2019년 8월 울산에 친환경 차 부품 공장을 신설한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때문에 국내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하지 않는 한 기업들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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