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야쿠르트는 대박, 현대차는 망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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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 후 짜파구리 매출 증가
넷플릭스 영화 나온 야쿠르트, 2018년 미국 내 품귀현상
영화에 나온 현대차는 거꾸로 망신 당하기도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세계를 점령했다. 영화 ‘기생충’이 2월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구글과 유튜브에 영화 속 짜파구리 번역어인 ramdon을 검색하면 조리법부터 후기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진다. 미국 뉴욕의 한식당들은 채끝 짜파구리를 신메뉴로 내놓기도 했다.

국내 판매도 늘었다. 농심은 2월 17일 “10일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11일~13일 짜파게티와 너구리 출고량이 전주보다 6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의 흥행은 소품이나 관련 제품 인기 상승으로까지 이어진다. 농심은 기생충에 PPL을 하지 않았지만, 영화에 노출되는 것이 마케팅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영화 속 조여정이 채끝 짜파구리를 먹는 장면과 농심 제품 사진./CJ엔터테인먼트·농심 제공

◇영화 ‘극한직업’ 흥행에 왕갈비통닭 인기

2019년에는 영화 극한직업이 흥행하면서 왕갈비통닭이 인기를 끌었다. 극한직업은 경찰 마약반이 잠복 수사를 하려고 위장으로 창업한 통닭집이 맛집으로 입소문 나는 내용이다. 그들이 판 통닭은 수원 왕갈비 소스를 쓴 왕갈비 통닭이었다. 왕갈비는 원래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이었다. 왕갈비 소스를 쓴 통닭도 있었지만 사실 영화처럼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영화 개봉 후 이야기가 달라졌다.

수원 통닭거리 내 A 통닭집은 2017년 수원 대표 음식인 갈비와 치킨을 합쳐 왕갈비통닭을 선보였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인기를 끌지 못했고, 3개월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극한직업을 본 A 업체는 2019년 다시 왕갈비통닭을 출시했고, 오전부터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통닭거리 유동인구는 평일 6000명, 주말 약 1만3000명 수준이었는데 영화 개봉 이후 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영화 ‘극한직업’에 등장한 수원왕갈비통닭./어바웃필름 제공·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영화 개봉 전부터 갈비 맛 치킨을 팔고 있던 굽네치킨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다. 굽네치킨은 갈비 맛 치킨 매출이 영화 개봉 후 전월보다 20% 상승했다고 밝혔다. BHC치킨도 영화가 상영 중이던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갈비 맛 치킨 주문량이 전주보다 10% 올랐다고 했다. KFC, BBQ 등도 덩달아 갈비 맛 치킨을 출시했다.

◇영화 인기에 미국 내 야쿠르트 열풍 불기도

기껏 영화에 나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지만 남 좋은 일만 한 상품도 있다. 바로 한국 야쿠르트다. 2018년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엔 마스크팩, 보쌈, 야쿠르트 같이 우리가 익숙한 소품이 잔뜩 나온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제니 한이 쓴 소설을 영화화했기 때문이다. 주인공도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영화는 넷플릭스 미디어센터가 선정한 올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TOP3에 들었다.

특히 야쿠르트가 인기를 끌었다. 야쿠르트는 주인공 리라진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다. 남자 주인공 피터는 리라진 여동생의 야쿠르트를 뺏어 먹고 “너무 맛있다”고 말했다. 이후 리라진을 위해 먼 곳에 있는 한인마트까지 가서 야쿠르트를 사 오기도 했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방송 화면과 이후 올라온 트윗./넷플릭스·트위터 캡처

이후 미국에서 야쿠르트 열풍이 불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야쿠르트를 ‘Korean Yogurt Smoothie’라고 표현해 트위터에서 해당 단어의 검색량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Korean Yogurt Smoothie’를 검색해보면 2018년에 올라온 글들이 눈에 띈다. 피터 때문에 자신이 방문한 가게 두 군데에서 야쿠르트가 품절이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 제품으로 영화에 나온 야구르트를 일본 회사가 만들었다는 것. 블룸버그 통신은 영화 개봉 후 일본 야쿠르트 제조사의 주가가 2.6%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영화에서는 한국 야쿠르트로 나왔지만, 정작 소품이 일제였다는 점이 문제였다.

야쿠르트는 그나마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라도 올려 놓았지만 영화에 등장해 망신만 당한 회사도 있다. 현대자동차다. 약 4만5000명이 본 미국 영화 ‘한 번 더 해피엔딩’에는 현대차가 나온다. 여주인공 마리사 토메이는 남자 주인공 휴 그랜트에게 자신의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휴 그랜트가 내 차는 어떻게 하냐고 묻자 “현대차잖아. 내일 아침에도 그대로 있을 거야(It’s a Hyundai. It’ll be there in the morning”>”라고 한다. 현대차를 길에 버려둬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을 폐급 제품으로 묘사한 것이다. 영화에 소품으로 등장해 망신만 당한 대표적인 예다.

◇PPL로 대박 난 시초는 리세스초콜릿

짜파구리·왕갈비통닭·야쿠르트는 우연히 매체에 나와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이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작품 제작을 지원하는 대신 의도적으로 제품을 노출시키도 한다. 이른바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이다. 쉽게 말해 PPL이란 영상 콘텐츠에 자사 제품·상표·로고를 등장시켜 관객들에게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세계 최초의 PPL은 1945년 개봉한 영화 ‘밀드레드 피어스’다. 여주인공이 위스키를 마시면서 상표를 보여준 게 PPL의 시작이었다. 당시에는 단순 소품으로 나와 큰 반향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PPL로 대박이 난 제품의 시초는 ‘허쉬(hersheys)’의 ‘리세스 피시스(Reese’s Pieces)’ 초콜릿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1982년 연출한 영화 ‘E.T.’에서 주인공 이티가 먹던 초콜릿이 리세스 초콜릿이었다. 스필버그 감독은 M&M 초콜릿을 원했지만, M&M 제작사인 마스사(Mars Inc.)가 거절했다. 어부지리로 PPL 계약을 한 리세스 초콜릿 매출은 60% 넘게 증가했다.


‘E.T.’에 등장한 리세스 초콜릿./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국내에서 가장 먼저 PPL을 도입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1992년 영화 ‘결혼이야기’에 자사 가전제품을 소품으로 제공했다. 이후 다른 기업들도 PPL 마케팅을 시작했고, 지금은 PPL이 없는 영화나 드라마가 없을 정도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기업이 소비자 무의식을 활용하기 위해 PPL 마케팅을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많을 때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눈에 띄는 시각 정보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미생’에 등장한 맥심과 ‘사랑의 불시착’에 등장한 BBQ치킨./tvN 방송화면 캡처

대표적으로 맥심은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에 제품을 노출했다. 드라마 방영 후 맥심 인스턴트커피 매출은 106% 증가했다. 최근 종영한 ‘사랑의 불시착’에 협찬한 BBQ도 드라마 인기를 톡톡히 누렸다. 제너시스 BBQ는 2020년 2월 1일과 2일 매출이 전주보다 70% 이상 올랐다고 했다.

글 CCBB – Contents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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